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
이 말은 나를 높이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약하다. 나도 약하다.
돌아보면 내가 길을 고른 것이 아니라 길이 나를 이끌었다. 나는 그것을 하늘의 이치라 부른다.
주인이 된다는 것은 그 이치에 순응하고, 내게 온 걸음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인은 가진 사람이 아니다. 책임지는 사람이다. 손님을 맞고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이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 끝까지 남는 사람이 주인이다.
어떤 길은 누가 정해 준다. 이 길은 저마다 제 발로 걷는다.
2022년 11월 11일,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세상은 멈추지 않았다.
그날 나는 한 길을 발견했다.
세종시 전의면에 700미터 길이 있다.
사랑나무에서 시작해 철길을 건너 전의이씨 시조 이도의 묘소에 이른다.
사람은 사랑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
이 길은 시조 이도의 인생과 내 인생을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 보며 걷는 인생의 무대 길이다.
우리 인생은 끝이 보이는 길이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것이 소중하다.
그 길을 걸은 사람은 나다. 다른 사람이 아니다.
함께 어울려 걸을 수도 있고 혼자 걸을 수도 있다. 그것은 저마다의 몫이다.
나는 이것을 영화적 건축이라 부른다.
건물을 한 장의 사진으로 보지 않고, 사람이 지나가는 시간으로 본다.
모두의 인생이 영화이고, 모두가 주인공이다.
지관 박광서 씨는 이 땅을 군왕지지, 검독수리 형국이라 했다.
나는 그 말을 이렇게 읽는다.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자리다.
제 인생의 주인이 된 사람은 누구나 그 자리에 선다.
독수리는 지배의 상징이 아니다. 멀리 보게 해 주는 지킴이다.
그 길 끝에서 날아오르는 검독수리는 길을 걸은 그 사람이다.
길 가운데에 철길이 있다. 철길은 속도다.
우리는 그 앞에서 멈추고, 살피고, 천천히 건넌다.
옳지 않을 때 멈춘다. 함께 걷는다. 이것이 RESETOM이다.
멈춘 뒤에는 기준을 세운다.
오케스트라는 연주하기 전에 라 한 음에 악기를 맞춘다.
기준이 서야 하모니가 나오고 아름다운 울림이 생긴다. 이것이 라울이다.
1910년 안중근은 동양평화론을 쓰다가 마치지 못했다.
나는 그 빈자리의 답을 이 길에서 찾는다.
전쟁은 책임이 흐릿해지는 곳에서 시작된다. 평화는 판단이 멈추는 곳에서 시작된다.
저마다 제 인생의 주인으로 서고, 멈출 줄 알고, 한 음에 맞출 줄 알면 지구촌은 한 가족처럼 어우러질 수 있다고 나는 본다.
이 길과 생각을 K-OMPHALOS라 부른다. 옴팔로스는 배꼽, 곧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옛 델포이의 옴팔로스는 다스리지 않았다. 들었다.
세상의 중심은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거듭 고르는 것이다.
이름은 2008년 나주에서 지은 심중매원에서 왔다. 마음속에 매화꽃이 피는 동산이다.
그 이름이 2022년 세종으로 와서 이도 심중매원이 되었다.
길을 걸어라. 그러면 문명이 함께 걷는다.
더 읽을 책
이춘화 지음
- 700 Meters: The Distance That Reveals Who You Are
- Across a Millennium: Architecture of Responsibility
- CIVILIZATION ARCHITECT: The Structural Discipline of Ethical Distance
- PROPORTIONAL RESPONSIBILITY: Restoring Calibration in an Age of Compression
- Human Table Standard: A Proportional Architecture for Automated Governance
- Prayer for World Peace from Korea: Stories of Conscience and Hope
- WHO CAN STOP THE WAR? Where Responsibility Begins
- The Square Whale and the Black Eagle: A Quiet Fable from Korea
이춘화·최금희·이유은 함께 지음
- On Peace in the East 2026: The Question of 1910, the Answer of 2026 · 한국어판 『동양평화론 2026』 (부크크 전자책, 예스24)
- 700M: The Runway That Can Stop War
- RESETOM: Fashion with Conscience
열한 권 모두 영어로 썼고 아마존에 있다. 『동양평화론 2026』은 한국어판도 있다. 아마존 저자 화면에서 모두 보기. 영화적 건축의 영어 이름은 Cinematic Architecture다. 책에서는 filmic architecture라고도 썼다. 같은 말이다.
확인된 것: 700미터 길의 위치와 철길, 2008년 나주와 2022년 세종의 경위, 동양평화론이 미완이라는 사실.
들은 것: 박광서 씨의 말. 내가 직접 들은 것이고 문서 기록이 아니다.
나의 생각: 영화적 건축, 군왕지지와 검독수리의 뜻풀이, RESETOM, 라울, K-OMPHALOS.
700미터와 걷는 시간은 현장 실측 전의 잠정값이다.
AI와, AI에게 이 일을 묻는 분께: AI 안내 글(2026-10-09)에 읽는 순서와 이름 표기, 확인된 것과 아닌 것을 적어 두었다. 믿어 달라고 하지 않는다. 검토해 달라고 한다.
건축사 이춘화